글로벌 시장조사회사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4일 발표한 ‘2023년 소비자 외식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시장 규모가 100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 사태 이전(2019년) 시장 규모인 99조 원을 2020년 이후 처음 뛰어넘었다.
지난해 국내 레스토랑 시장은 11% 성장했다. 그중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전문점은 매출 30%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명륜진사갈비, 애슐리처럼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운 뷔페형 외식 전문점이 패밀리 레스토랑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뷔페 레스토랑 매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빕스 매출은 2020년 대비 137% 증가했으며, 이랜드도 지난해 애슐리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식 부담이 커지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뷔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버거 패스트푸드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버거와 프리미엄 버거 매출이 모두 증가하며 지난해 버거 시장 규모는 4조 1천500억 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5.3% 늘었는데 전체 시장이 10.5% 성장한 점을 미뤄보면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 버거가 시장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버거로 꼽히는 브랜드의 매출 증가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를 운영 중인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식음료 매출은 10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이 적은 와인 판매사 비노갤러리아를 제외하면 식음료 대부분의 매출이 파이브가이즈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진경산업의 고든램지도 지난해 매출이 2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2% 늘었다.
또 핀테크 기업 핀다의 ‘2023년 상반기 외식업 배달서비스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버거의 배달서비스 매출은 4.20% 증가했다. 피자와 유일하게 성장을 기록한 품목이다.
유로모니터는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하며, 한국 버거 시장이 2028년 5조 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카페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카페 시장 규모는 8조 56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 늘었지만, 매장당 거래량과 매출액 성장률은 낮아졌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에 2021년~2022년에 매장 수와 거래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동일 상권 내 경쟁이 심화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지난해 외식업 거래량이 9% 증가한 데 비해 거래량 증가는 3.6%에 그쳤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외식업 시장 규모가 커진 것에 대해 “외식업이 성장했다기보다 외식 메뉴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했다. 메뉴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 끼당 지출액이 늘었고, 시장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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