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불편하기까지" 전기차 구매 꺼리는 美 소비자 늘어
미국에서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싼 가격,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만,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서다. 8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미 자동차 판매사이트인 에드먼드닷컴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최근 소비자들의 전기차를 향한 관심이 식고 있다는 결과를 설문조사를 통해 내놨다.

에드먼드닷컴은 지난 1월 자동차 구매자 300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23%가 전기차 구매를 꺼렸다. 이는 지난해 4월 진행한 조사의 19%대비 4%포인트 증가했다.

JD파워가 매월 진행하는 전기차 선호도 조사에선 ‘다음 차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한다’는 소비자 비율은 지난 2월 24.4%로 4개월 연속 줄었다. 해당 비율은 작년 10월 29.2%를 기록한 이후 11월 27.6%, 12월 26.6%, 올해 1월 25.6%로 하락세다.

‘다음 차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비율은 지난 2월 22.2%까지 뛰었다. 이는 19.3%인 지날 1월보다 2.9%포인트 증가했다.

JD파워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충전시설 부족(52%·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비싼 가격(47%), 긴 충전 시간(45%), 부족한 1회 충전 주행거리(43%), 집과 회사에서 충전 불가능(37%) 등의 순이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2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체 ‘충전온다’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9%의 전기차 이용자가 전기차 충전에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집계됐다. 전기차주들이 충전 시 불편함을 느끼는 빈도는 ‘매번 불편하다’ 3%, ‘자주 불편하다’ 7%, ‘가끔 불편하다’ 69%였다.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21%였다.

한편 미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전기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먼즈닷컴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에 관심 있는 응답자 47%는 4만달러(약 5400만원) 이하의 전기차를 원했다. 이 중 22%는 3만달러(약 4060만원) 미만의 전기차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전기 자동차의 평균 가격은 전체 신차 시장 평균보다 17% 높다고 자동차 연구회사 켈리 블루 북은 집계했다. 지난해 전기차 가격은 전체 시장 평균보다 8% 높았으며, 2022년엔 15% 이상 높았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지난 1월 기준 신차(파워트레인 포함)의 평균 거래 가격은 4만7401달러(약 6421만원)였다. 이는 전월보다 2.6% 감소했다. 동기간 전기차 평균 신차 가격은 5만5353달러(약 7498만원)였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