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이상의 업무용 승용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 샘플.사진=한국경제신문
8천만원 이상의 업무용 승용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 샘플.사진=한국경제신문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일명 ‘다운계약’으로 기준금액인 8000만원 초과 차량의 금액을 계약서상에는 낮춰 작성하고 차액을 따로 지불하는 것이다. 사적 사용을 방지해 운행경비 등 비용을 세법상 인정받는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의 ‘수입 법인차 차량 모델 및 신고가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1, 2월간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인 수입 법인차량 수는 전년 동기간보다 18% 감소했다. 특히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은 20% 줄었다. 그러나 7000만~8000만원 사이로 연두색 번호판을 피해간 차량의 등록 대수는 3.2%로 소폭 늘었다.

제도 시행 후 두 달 간 연두색 번호판 부착 대상에 해당하는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차량의 등록은 줄었지만, 간신히 기준을 피해간 금액대 차량은 소폭 늘어난 것이다.

업무용 차량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세금계산서에 8000만원 아래로 낮춰 기록하고, 차액을 따로 입금받는 다운 계약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할인 혜택을 적용한 것처럼 계약서와 영수증을 작성해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피해가는 수법이다.

지난 1월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수입차(테슬라 제외)의 39.7%가 법인 명의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 고객들이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으로 고가 법인차 구입을 꺼리자 수입차 업계에서 이러한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가격 기준 없이 법인차면 모두 연두색 번호판을 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꼼수가 아니라 대놓고 불법 아닌가” 등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