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안정된 물가와 꾸준한 경제성장...비밀은?
미국에서 고용지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등 경제 성장의 움직임에도 그에 따른 물가 상승 여파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경제학자들이 한 목소리로 비결은 ‘이민자 수 증가’에 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 빠진 경제 성장 가능성을 시사해 미 중앙은행(Fed)에 금리 인하 부담을 덜어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일 NBC 뉴스는 “3월에만 미국 고용 건수가 30만 3000건으로 예상치인 20만 건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물가상승률은 Fed의 목표치인 2%대에 가까이 가고 있다”며 “여러 경제학자들이 팬데믹 이후 늘어난 이민자 수를 비결로 꼽고 있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후 미국에 이민자가 늘자 노동 공급이 풍부해져 기업들이 노동자 유치를 위해 임금을 크게 올리지 않을 수 있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지역사회조사(ACS)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 미국 내 이민자는 4620만명이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13.9%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 5일 ‘미국이 강한 경제 성장과 낮은 물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이유’를 제목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민자 증가가 노동력 증가를 촉진했고 실제로 임금지표가 상승하지 않고 하락, 혹은 유지 중이다”라고 했다.

미국 씽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도 이달 초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현재 미국 경제가 비용 걱정 없이 활발한 고용 성장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인구와 노동력 증가 속도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5일 미 노동부 고용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인 시간당 평균임금은 3월 기준 전월 대비 0.3% 올랐다. 전년 대비 4.1%올라 2021년 6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3.8%로, 예상치 3.9%보다 낮았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