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동일하게 보인다’는 원리는 우주론 표준모형의 기둥이다. 현재까진 이 원리를 토대로 빅뱅이론과 137억 년 동안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설명돼왔다.
그간 기존 표준모형에 도전하는 새로운 천문관측이 잇따라 나오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이번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옥스퍼드 대학의 우주론자이자 회의 공동 주최자인 수비르 사르카르 교수가 밝혔다.
우주가 다른 지역보다 더 빨리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관찰, 밤하늘의 거대 구조물, 거대한 천체 강 등 표준모형으론 담아낼 수 없는 변칙들이 최근 발견됐다.
미국 해군 천문대의 나단 세크리스트 박사와 사르카르 공동 연구팀은 우주가 약간 편향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미터가 넘는 퀘이사(극광 은하핵) 목록을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하늘의 한 반구에 다른 반구보다 약 0.5% 많은 소스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르카르는 이것이 확인된다면 암흑 에너지의 기초를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암흑 에너지는 우주의 지배적인 구성요소다. 그는 “우주의 2/3가 방금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덴 대학의 콘스탄티노스 미카스 박사는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가 우주에 따라 달라진다는 발견을 회의에서 공유할 예정이다. 그는 “이 결과는 퍼즐에 또 다른 문제를 더한다”며 해당 관측치들이 표준모델 예측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센트럴 랭커셔 대학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알렉시아 로페즈는 우주 거대 구조물(빅 링 앤 자이언트 아크)을 발견했다. 해당 구조물은 우주가 부드럽고 특징이 없어야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당 구조물을 들어 기존 표준모형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르카르는 우주론의 표준모형에 대한 믿음이 너무 깊이 뿌리박혀 ‘종교’로 취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솔직히 이 원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짜증난다”고 밝혔다.
반면에 캠브리지 대학의 천체 물리학자인 조지 에프스타티우 교수는 이번 회의에 회의적이다. 그는 회의에서 제시될 변칙들이 표준 이론을 약화시킬만큼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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