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씨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누설 혐의로 기소
녹음 대화에 ㄱ씨도 포함, 참여재판서 만장일치로 무죄

상사와 대화 녹음해 괴롭힘 신고했더니···되레 신고 당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목적으로 상사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30대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경북 모 공공기관 직원 ㄱ씨가 참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ㄱ씨는 상사 ㄴ씨가 평소 사무실에서 자주 욕설해 고충을 겪자 ㄴ씨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 때 사용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ㄴ씨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

ㄱ씨는 2021년 12월 사무실에서 ㄴ씨가 관장과 본부장 등을 욕하는 대화를 휴대전화로 녹음, 이듬해 1월 인사팀에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ㄱ씨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내용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ㄱ씨 측은 당시 대화는 사무실 안에 있던 직원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ㄱ씨 본인도 대화 당사자에 포함되므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당시 대화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