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실질적 빈집은 전체 주택 재고의 7.8%란 전망나와
한국 집값이 저출생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40년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노후 주택을 중심으로 빈집이 증가해, 2050년엔 전체 주택 중 13%가 비어있을 것으로 예측된다.23일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실질 주택 가격은 2040년 전후로 하락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일찍 집값 하락 전환을 하고, 사람이 몰리는 도시는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이 교수는 주택 가격이 정체 및 하락 추세를 보이면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줄어들어 노후 주택이 대거 빈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노후 주택의 재정비가 어려워지면서 노후 주택이 빈집으로 변하고 주변지역이 황폐화·공동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2050년께 전체 주택 재고의 13%가 빈집, 실질적 빈집은 7.8%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주택수요량이 감소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노후화된 주택의 재생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자 보유 주택을 유동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고령층 가구는 거래 비용의 문제로 실제 수요대비 더 큰 면적의 주택에 사는 경향이 있다. 이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해 작은 평수로 집을 옮기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방안으로 세대간, 가구원수간 주택의 미스 매칭을 해결할 수 있고 고령자들은 매매 차액으로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이교수의 주장이다.
한국보다 인구구조 변화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에서도 ‘집값 하락’ 경고음이 커지는 중이다.
이날 연사로 나선 우토 마사아키 도쿄도시대 도시생활학부 교수는 “2045년 수도권(도쿄권)의 주택자산 가치는 2018년보다 30%(약 94조엔) 떨어질 것”이라며 “도쿄 도심에서 멀수록 낙폭이 클 것”이라고 했다.
도쿄 중심부에서 통근 시간이 30분 이내인 곳은 2045년 주택 가격이 2018년 대비 9.9% 떨어지지만, 60분이 넘어가면 29.8%, 90분은 48.2%, 120분은 54.7% 하락이 예상된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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