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강아지 총으로 쏴 죽여"…美 대선판 개 논쟁 '와글와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 거물 정치인이 강아지를 죽인 사실을 공개해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가디언은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다음 달 출간할 책 ‘노 고잉 백(No Going Back)’의 발췌본을 입수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노엄 주지사는 책에서 자신의 삶과 정치인으로서 내놓은 정책 등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를 언급한 부분이 논란이다.

노어므 주지사는 14개월 된 강아지 ‘크리켓’이 잘 훈련된 사냥개로 자라기 바랬다. 그러나 지나친 공격성을 보인 탓에 자갈밭에서 총으로 쏴 죽였다고 털어놨다. 흥분한 크리켓이 새를 쫓아내 사냥을 자꾸 망쳤고, 지역 민가의 닭들을 물어뜯어 피해를 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호자인 노엄 주지사 본인까지 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켓이 ‘훈련 받은 암살자’처럼 행동했다”라며 “그 개가 싫었다. 내가 접촉하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하고 사냥개로서 가치가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해야만 했다”며 크리켓을 죽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노엄 주지사는 자신이 기르던 염소 한 마리가 냄새가 심하고 자신의 자녀를 따라다닌다며 자갈밭에서 총으로 쏴 죽인 사실도 책에 기술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 이어졌다. 로이터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노엄 주지사를 겨냥해 "소름 끼치고 충격적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여러분이 잔인하게 애완동물을 죽인 것을 자랑하지 않는 선출직 공직자들을 원한다면 민주당에 투표하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도 이를 의식해 엑스(X·전 트위터)에 이든 대통령이 과거 백악관에서 독일산 셰퍼드 '커맨더'를 산책시키는 사진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강아지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린 것이다. 노엄 주지사와 달리 강아지를 사랑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 트럼프 링컨 프로젝트의 릭 윌슨은 노엠을 “고의적으로 잔인한 쓰레기”라고 불렀다. 민주당 몬태나 주지사 후보인 라이언 버스는 “개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역겹고 사악한 일인지 알 것이다”고 말했다.

노엄 주지사가 소속된 공화단 진영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엑스에 “당신은 개를 총으로 쏜 다음에 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노엄 주지사는 “우리는 동물을 사랑한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선택은 농장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며 “슬프게도 몇 주 전엔 우리 가족과 25년간 함께한 말 3마리를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