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이고 후텁지근’ 올 여름 한반도 더위 동남아 만큼 덥다
올여름 한반도 날씨가 습식 사우나에 갇힌 듯 덥겠고, 비도 많이 올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기상청은 올여름(6~8월) 기상 전망에서 평년보다 기온은 높고, 강수량은 많을 것으로 각각 분석됐다고 밝혔다.

기온과 강수량 모두 핵심은 ‘뜨거운 바다’인데 이로 인해 우리나라로 고온다습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압계를 형성한다. 해수면에서 증발되는 수증기량도 많아지며 강수량도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 여름철 기온에 영향을 주는 열대 서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는 올봄 내내 평년보다 높게 유지됐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고온다습한 남풍(南風)이 자주 불어오게 된다.

여름으로 갈수록 고기압 영향권에 드는 날이 많아지기 때문에 맑은 하늘에서 햇볕이 내리쬐면서 낮동안 기온을 높이고 여기에 뜨거운 바람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며 기온이 더 크게 치솟게 된다. 초여름에 한여름 날씨가 나타나고, 한여름엔 더 뜨거우며, 늦여름에도 한여름 날씨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열대 인도양과 대서양이 평소보다 뜨거우면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평년보다 서쪽으로 더 확장하게 되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로 습한 공기 유입이 늘어나게 된다.

현재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도 평년보다 1~3도 가량 높다. 비구름대가 한반도를 지나갈 때 크기가 커질 수 있어 많은 비가 예상된다.

결국 끈적이고 후텁지근하며, 비가 한 번 쏟아질 때 억수 쏟아지는 동남아 같은 날씨가 올여름 한반도에 나타나는 것이다.

기상청은 “최근 동남아 지역에 40도가 넘는 폭염, 아랍에미리트 홍수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빈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기상재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