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가난 내몰리는 월급쟁이, 실질소득 감소
물가가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구 평균 실질이 실질소득이 7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4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1.6% 감소했다. 2017년 1분기(-2.5%)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가계 소득 감소는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이 329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기 기준 근로소득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1년 1분기(-1.3%) 이후 3년 만이다.

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실질근로소득은 3.9% 줄었다. 근로소득 감소는 지난해 대기업 실적이 부진해 상여금 규모가 급감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에 다니며 근로소득으로 생활하는 중산층의 소득 감소가 전체 가계소득 감소를 견인한 것.

가계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세금·이자 비용 등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은 107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 증가했다.

고금리 때문에 이자 비용(11.2%) 부담이 큰 폭으로 커졌다. 3% 내외의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1분기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변동이 없었다. 이는 지출은 늘었지만 물가가 올라 실제 소비 규모는 이전과 같았던 셈이다.

특히 밥상물가는 전체 지출을 끌어올렸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0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7.2% 늘었다. 항목별로 과일 및 과일 가공품 구매액이 지난해보다 18.7% 증가했고 채소 및 채소가공품도 10.1% 늘었다. 외식 소비가 포함된 음식·숙박 분야 지출도 42만 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5.8% 늘었다.

가계 살림살이는 더 쪼그라들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4% 늘어난 404만 6000원이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3만 8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6% 줄며 3개 분기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의미하는 흑자율은 28.1%로,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흑자율은 소득 1분위(하위 20%)를 제외한 모든 소득 분위에서 떨어졌는데, 중산층의 살림살이 악화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