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 보인 日·中' 기시다 "日수산물 금수 철폐"…리창 "핵오염수 책임 다하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두고 일본과 중국 양국 간의 입장차가 드러났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26일 서울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리 총리와 양자 회담에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즉시 철폐하라"고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교도통신은 양국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해 실무 레벨에서 협의를 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리창 총리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는 전 인류의 건강에 관련됐다"며 "일본이 자기 책임과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를 희망한다"는 중국 당국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중국군의 이른바 '대만 포위 훈련' 등을 염두에 두고 중국의 군사 활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대만을 둘러싼 군사 정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의 일본 주변에서 군사 활동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설치한 부표를 즉시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리창 총리는 "일본이 약속을 잘 지키고 역사·대만 등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중국과 함께 마주보고 가며, 신시대의 요구에 들어맞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현안에 관한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를 관리해 나가자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모두 발언에서 "일중 관계를 안정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뿐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에도 유익할 것으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올해 1월 베이징을 방문한 일본 경제단체 관계자들과 회담 등을 언급하며 "지금 중국과 일본의 교류와 협력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국제 정세가 양국 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 사이에 있는 의견 격차를 잘 컨트롤하고 싶다"고 말했다.

CCTV는 "양국은 층위별 대화·소통을 강화해 적시에 새로운 중일 경제 고위급 대화와 고위급 인문 교류 협상 메커니즘 회의를 개최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