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병력 없다" 나토, '징병제'에 주목…MZ반발은?
모병제를 운용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NATO·나토)의 회원국들이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징병제 모델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이하 FT)가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나토 동맹국이 보유한 병력 부족으로 실제 유럽 주요국들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30만 명 이상을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이하 IIS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독일이 보유한 병력은 18만1000명이지만 임무 수행에 필요한 인원 보다 2만 명 부족한 숫자다.

영국 역시 2013년보다 14.63% 줄어든 14만4400명의 병력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연간 모병 인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FT는 전했다.

프랑스도 2013년에 비해 8.26%가 감소한 20만3850명, 이탈리아는 8.58% 줄어든 16만900명을 각각 기록했다.

카미유 그랑 전 나토 사무차장은 “그리스와 튀르키예를 제외하고 유럽대륙 전체에서 해마다 병력이 감소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병력 감소는 군 복무가 요즘 청년층의 생활방식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탈리아 싱크탱크 로마국제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로 마로네는 "젊은 세대는 여행, 해외 유학이나 해외 구직에 익숙하다"며 특히 "ICT 등 기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민간 부문에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일부 서유럽 국가에서는 평화주의 등 이념의 영향도 모병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평가” 된다면서도 “독일인은 여전히 평화주의에 깊이 헌신하며, 영국에서도 국가에 대한 봉사에 대해선 깊은 회의론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로 인해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징병제 도입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서는 2011년 폐지한 징병제를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다 최근 일단 보류를 결정했고, 네덜란드에서도 '하이브리드' 방식의 징집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징병제는 자격을 갖춘 소수 인원만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군대의 문턱을 높이는 한편 선발된 군인들에 대해선 확실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그랑 전 사무차장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이 모델이 크게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국가에서 정규군 경력이 가치 있고 권위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며 “무료 운전 강습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청년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