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미국 찍고 영국 독일까지 정복?...美 시장 점유율 25.4%
농심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농심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은 미국으로 시장 점유율이 25.4%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 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도요수산 라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농심이 코스트코, 월마트 등 북미지역에서 판매한 매출은 5억3800만달러(약7348억1654만원)이다. 이외에도 신라면은 영국과 독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1분기 해당 지역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농심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인 신라면은 작년 8억8300만달러(약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60%가 해외 매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 내 연간 매출을 15억달러로 3배 성장시켜 시장 최대 라면 제조업체로 성장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농심 해외사업부 이용재 부사장은 FT에 “우리 제품은 경쟁사보다 2~3배 비싸지만 우리 제품이 더 맛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신라면 블랙을 통한 고급화 전략이 효과가 있었고, 미국인들이 쫄깃한 면과 고기맛·매콤한 국물에 빠져들었단 설명이다.

월마트는 신라면을 ‘틈새 아시아 식료품 코너’에서 주류 식품 섹션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에 올해 미국 매출은 더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측된다. 농심은 해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로스앤젤레스 2공장에 신규 생산 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미국 3공장과 수출 전용 국내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농심은 미국에 2개, 중국 3개 등 5개의 해외 공장, 5개의 한국 공장을 두고 있다.

농심은 7월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에서 마케팅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올해 유럽 매출은 8000만달러(약1092억6640만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당 예측치에 대해 유로모니터 연구 관리자 써니 문은 “미국과 달리 유럽인들은 음식에 대해 보수적이며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다”며 “유럽에선 조만간 라면 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FT는 한국라면의 인기에 대해 K-pop, 한국 영화, 드라마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서양인의 관심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손쉽고 빠르게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라면 판매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스턴트 라면은 500억달러(약68조2915억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 가운데 한국의 수출액은 10억달러(약1조3658억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