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처음으로 열린 제네바 국제 모터쇼는 유럽을 중심으로 신차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최고조에 달할 때는 최소 120개 이상의 전시업체가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제네바 모터쇼는 뮌헨, 베이징 등 더 크고 인기 있는 행사와 경쟁해야만 했다.
알렉산드르 드 세나르클렌 제네바모터쇼 조직 위원장은 이번 중단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어려운 산업 환경에서 제네바에 대한 제조업체의 관심 부족, 자국 자동차 기업이 선호하는 파리 및 뮌헨과의 경쟁, 그리고 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투자수준 등으로 영구적으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재단도 해체하기로 했다.
제네바 모터쇼는 2020년부터 코로나19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4년 연속 취소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앞두고 전격 취소 됐을 당시 참가 업체를 위한 보상이 일절 없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일부 기업의 지원이 끊겼단 소식이 나왔다. 오토카는 “이에 대해 분노했던 일부 기업들이 지원을 끊었다”고 지적했다.
올해 2월 ‘새시작’을 알리며 열었던 최근 행사마저 실패로 끝났다.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스텔란티스 그룹 등 주요 업체 대부분이 불참했다. 참여한 유럽 자동차 회사는 유일하게 르노 한 곳이었다. 방문객 수는 16만8000명에 불과했다. 주최측이 목표로 세웠던 2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전기차 등 자동차가 전자제품화되면서 유력 자동차 업체들이 국제모터쇼보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참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 환경 변화도 제네마 모터쇼 폐지의 배경이 됐다. 20세기까지는 국제모터쇼가 신차를 구경할 유일한 기회였으나 이제 스마트폰만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다만 제네바 모터쇼는 중동에서 명맥을 이어간다. 내년 11월 카타르 행사가 열릴 계획이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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