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경제 회복·치안 강화·여성 권익 증진 등 과제 산적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6월 3일(현지 시간) 멕시코시티에서 200년 헌정사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6월 3일(현지 시간) 멕시코시티에서 200년 헌정사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6월 2일 열린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다. 검은 고무줄을 이용해 하나로 묶은 헤어스타일이 시그니처인 여성 국가원수의 등장은 ‘마초의 나라’로 알려진 멕시코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셰인바움은 진보 성향의 모레나 소속으로, 분자생물학자인 어머니와 화학 엔지니어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유대인 출신 과학자다.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정치에 입문했고 2011년 모레나 창당 시기에 합류했다.

2018년에는 멕시코시티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돼 2023년까지 재임했다. 2024년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재건운동(MORENA) 소속으로 당선된 셰인바움이 전 멕시코시티 시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도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이미지 브랜딩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Appearance
포니테일로 검은색 헤어 강조, 일관된 적갈색 패션


셰인바움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일관된 패션 선택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공식 석상 연설에서도 검은색 헤어를 강조한 질끈 묶은 포니테일 헤어스타일과 달랑거리는 긴 이어링을 착용하는 셰인바움의 외적 이미지는 기존 여성 정치인의 공식을 파괴하고 있다.

그가 속한 정당은 멕시코의 집권정당이기도 한 사회주의 정당으로, 약칭은 모레나(MORENA)다. 스페인어로 ‘검은 머리’를 지칭하기 때문에 셰인바움의 검은 머리를 강조한 서민적인 헤어스타일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여성성을 강조하는 액세서리 착용으로 여성 권익 증진과 빈곤 타파를 선포하는 이미지 전략을 활용했다고 분석된다. 그는 선거운동 동안 주목받은 다양한 패션 선택 중에서도 특히 화이트 색상과 자신의 정당색인 적갈색(Maroon)이 포함된 유사 색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적갈색은 빨간색에서 명도를 낮춘 색으로 보라색과 비슷하다. 셰인바움은 적갈색에서 명도, 채도를 조금 높인 보라색 의상을 통해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적갈색을 기본 베이스 컬러로 하되 플라워 프린트나 머플러를 통해 빨간색을 포인트 컬러로 매치하는 경향이 있다.

적갈색 의상은 단순한 색상의 선택을 넘어 통합과 포용의 상징으로 작용했다. 보라색 느낌이 나는 적갈색은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 극단을 아우르는 색상으로, 셰인바움의 통합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그가 적갈색 의상을 선택한 것은 당 상징색이기도 하지만 멕시코의 다양한 사회 계층과 정치적 배경을 하나로 묶으려는 그의 의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적갈색이 포함된 보라색은 그가 추진하는 통합의 정치를 상징하며,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의 패션 선택은 단순한 스타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멕시코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의 표정은 지적이면서도 단호한 인상을 주고 실내 연설장에는 무릎 라인의 스커트 정장을 착용하고 실외에서는 역동성을 강조하는 슬랙스를 입는 등 장소나 상황에 따라 선택한다. 이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또한 그의 서민적인 패션 선택은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도 효과적이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소탈한 느낌을 유지해 국민에게 친근하면서도 신뢰감을 준다고 분석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당선인이 6월 2일 총선 당시 멕시코시티 틀랄판주 산안드레스 토톨테펙의 한 투표소에서 잉크 묻은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당선인이 6월 2일 총선 당시 멕시코시티 틀랄판주 산안드레스 토톨테펙의 한 투표소에서 잉크 묻은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Behavior
허리 넓이만큼 다리 간격 유지…파워풀한 태도


셰인바움의 태도와 매너는 자신감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연설이나 공식 석상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주먹을 불끈 쥐는 등 당당한 자세를 유지한다. 그의 리더십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악수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고 두 손을 사용해 진심 어린 환영의 뜻을 전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세는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고 그의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그는 대화 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이는 포용력 있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또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팀과의 협의를 중시하며, 이는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리더십 스타일을 잘 반영한다.

셰인바움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것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대중적인 인기도 한몫했다는 언론의 분석이 적지 않은 가운데 오브라도르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나선 셰인바움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인프라 재건, 정부 부채 축소 등 오브라도르의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Communication
낮은 톤의 명확한 목소리, 강력한 메시지 전달


셰인바움의 낮은 톤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명확하다. 연설에서 명확하고 간결한 어조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는 국민에게 신뢰감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의 목소리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힘이 있다. 이는 그의 진정성을 잘 나타내며, 국민에게 안정감을 준다. 국민과의 소통 방식에서도 진정성이 돋보인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이는 현대적이고 투명한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주기적으로 지역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그의 포용력과 진정성을 잘 나타내며, 국민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당선인이 5월 29일 멕시코시티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당선인이 5월 29일 멕시코시티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려면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의 이미지 브랜딩은 독창적이면서도 친근한 외모, 자신감과 포용력을 겸비한 태도와 매너, 그리고 명확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게 하고 민주적이며 포용력 있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셰인바움의 이러한 이미지 브랜딩은 단순한 외적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그의 리더십 스타일과 정책 방향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이는 그가 멕시코 국민에게 높은 지지를 받으며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하지만 셰인바움이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멕시코 현 대통령의 그림자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경제 회복, 치안 강화, 빈곤퇴치, 여성 권익 증진,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의 리더십과 정책 실행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