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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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폭행과 엽기적 괴롭힘을 일삼은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측이 양 회장의 불법행위를 폭로한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한국인터넷기술원이 권익위를 상대로 낸 보호조치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한국인터넷기술원은 양씨가 소유한 회사들의 지주사다.

ㄱ씨는 양씨의 직원 불법 도청 등을 폭로한 인물로 2018년 11월 한국인터넷기술원은 폭로 사실이 밝혀지자 ㄱ씨를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ㄱ씨는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권익위에 보호를 신청했고, 권익위는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인터넷기술원은 권익위의 판단을 무시한 채 2020년 1월 징계위원회를 거쳐 ㄱ씨를 해고했다.

권익위는 2022년 '징계해고를 취소하고 삭감된 임금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한국인터넷기술원은 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한국인터넷기술원은 ㄱ씨가 무단 외근을 하거나 겸직하는 등 취업규칙을 위반해 징계해고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ㄱ씨는 원고의 묵시적 승낙에 따라 공익 신고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외근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익신고 후 급여가 삭감되고 사택에서 퇴거당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 점을 보면 겸직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인터넷기술원은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라는 권익위의 요구는 법률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공익신고자보호법 시행령은 체불된 보수 지급 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근거해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할 수 있다"며 역시 기각했다.

한편, 양 씨는 회사 직원들이 근무 중인 사무실에서 직원을 폭행하고 강제로 염색을 시키는 등 각종 엽기적인 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2021년 4월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이어 작년 6월에는 회사 자금 92억5천만원을 배우자에게 담보 없이 빌려주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2년이 추가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