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가 손하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
그룹 뉴진스가 손하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
한국에서 탄생한 이른바 ‘K하트’가 미국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팝 스타를 통해 퍼진 다양한 하트 표시가 미국 젊은 세대의 우정을 나누는 세련된 손동작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Z세대가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몇 가지 새로운 손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며 여러 종류의 하트 손짓이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18~27세 사이의 Z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스처는 엄지와 검지를 겹쳐 만든 작은 '손가락 하트'다.

이외에도 엄지를 볼 아랫부분에 대고 네 손가락을 구부려 광대뼈 위에 놓는 '볼 하트', 검지를 구부려 아치를 만든 뒤 중지가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하는 하트, 일반적인 방식으로 하트를 만든 뒤 검지만 더 구부려 귀를 만드는 '고양이 하트' 등 다양한 하트 표시가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WSJ은 이 하트가 한국에서 시작했으며, 그룹 BTS나 뉴진스 등 K팝 가수를 통해 미국으로 퍼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BTS 멤버들은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에도 손가락 하트를 취하기도 했다.

유행이 퍼지면서 한국을 찾은 팝스타나 할리우드 배우들이 새로운 하트를 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티모시 샬라메와 젠데이아는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듄2' 한국 행사에서 볼 하트를 선보였다.

WSJ은 "#손하트(#handhearts) 등의 해시태그가 포함된 게시물 수가 지난 1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마크 빌 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Z세대가 이모티콘이나 밈 등을 통해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손 모양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기성세대도 손 하트 유행을 따라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킴 첸(56)은 Z세대 딸이 셀카를 찍을 때 취하는 포즈를 흉내 내려고 엄지손가락을 집게손가락에 대고 작은 하트를 만들었다. 그는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번 모양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며 “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매체는 기성세대들이 새로운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젊은 세대들과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