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1년새 늘었다. 동기간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의 전체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롯데그룹 일가는 대출 금액 기준 삼성을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전체 대출금은 전년 2229억원보다 3배 늘어난 693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비중이 4528억원으로 가장 크다.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은 작년 담보 대출이 없었지만, 올해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보유 지분을 담보로 2395억원을 빌렸다.

3위인 SK그룹도 올해 대출금이 6225억5900만원으로 전년보다 42억원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보유 지분 33.8%를 담보로 4315억원을 빌리고 올해 추가 담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의 주식담보대출액도 전년보다 856억5000만원 늘어난 3603억5000만원이 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1225억원을 추가로 빌린 영향이다.

오너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이유는 경영 자금 또는 승계 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 목적 등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을 포함한 삼성가(家) 세 모녀가 작년 1조원 이상을 상환했음에도 주식담보대출 금액 1위를 유지하는 이유는 8조원 넘는 상속세 재원 확보를 위해서다.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되고, 의결권은 인정된다. 따라서 담보대출을 받아도 경영권을 유지하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