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는 미국 소비...소득 증가와 자산효과로 소비지출 증가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미국 주식시장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섹터에서는 온기를 느끼기 힘들다. 주식시장의 성과가 주로 IT 및 통신 섹터에서 나오기는 하였으나 소비재 섹터의 부진은 특히 눈에 띈다.

연초 이후 6월 11일까지 S&P500지수가 약 13% 오르는 동안 필수소비재는 7% 상승하였다. 임의소비재는 3% 상승하여 전체 섹터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렇듯 최근 소비재 섹터의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전반적인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표1]은 최근 6년간의 소매판매 증가율이다. 코로나 위기 이후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의 효과로 급등하였던 소매판매는 이후 내림세를 이어왔다.

전년 동월 대비 0.3% 증가했던 올해 1월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소매판매는 최신 수치인 지난 3월 3.8%까지 늘어 소비지출 증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소비지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용 및 임금동향이다. 6월 7일 발표된 5월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로 전달보다 0.1% 상승하였으나 비농업일자리수는 22만9000건 증가하여 전달 및 시장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고용시장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가운데 개별지표는 혼조를 보이는 양상이다.

고용이 견조하다면 중요한 것은 임금이다. 5월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4.1%를 증가하여 전달인 4월 4.0%를 저점으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위기 이후 임금증가율은 과거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역시 높았기에 [표2]에서와 같이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임금 증가는 (-)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질임금은 2023년 5월을 기점으로 (+)로 돌아섰으나 그간의 누적된 실질임금 감소와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소매판매 증가는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견조한 고용시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의 안정으로 실질임금이 점차 반등하면서 개인소비지출 증가세는 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을 통한 소비확대도 중요한 요소이다. [표3]을 보면 대출 기준 강화가 ‘0’을 웃돌아 여전히 강화된 상황이나 완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대출이나 카드론을 통한 장래의 소비지출 증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식 및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도 향후 소비지출 증가를 시사하고 있다.

이렇듯 전반적 환경은 미국 소비자의 지출확대에 긍정적이다. 다만 향후 경기회복세를 AI 또는 제조업 관련 섹터가 주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의 관점에서 소비재 섹터의 상대적 매력도는 중립 정도로 보인다.

*필자의 견해이므로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는 다름을 알립니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 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