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은 이달부터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 티몰에서 발렌시아가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베이지색 아워글래스 핸드백을 최대 35%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발렌시아가 공식 웹사이트를 포함해 주요 명품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크게 저렴한 수준이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발렌시아가는 올해 들어 4개월 중 3개월 간 세일 품목 할인율을 40%까지 높였다. 1~4월까지 티몰에서 판매한 할인 제품 수는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1~4월은 가격 할인이 전혀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베르사체와 지방시, 버버리 등의 브랜드도 이번 달 티몰을 포함한 중국 쇼핑 플랫폼에서 대규모로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해 베르사체 평균 할인율은 약 40%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0% 이상이다. 할인 기간과 제품 수도 늘어났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비공개 세일이나 아울렛을 통해 재고를 소진해왔던 명품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플랫폼에서 큰 폭의 할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럭셔리그룹 자크 로이젠 중국 컨설팅 담당 상무이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소비자 접점인 티몰에서 이런 할인이 제공된다는게 놀랍고, 솔직히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뉴욕 5번가나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공개 세일을 진행하는 거소가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명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중국 명품 소비는 세계 전체의 약 22~24%를 차지했다. 이는 2030년까지 세계 전체의 35~40%, 중국 본토 소비로만 24~2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기 침체 여파로 명품 브랜드 매출이 줄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중국 시장 부진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다국적 럭셔리 패션 그룹 케링도 중국 매출 급감으로 올해 상반기 순익이 45% 급감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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