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0대 CEO]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으로 그룹 경쟁력 강화[2024 100대 CEO]
금융권의 2024년 화제의 CEO는 단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지난 1년간 우리금융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문화 개선,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도입, 인사 평가 공개 및 IT 거버넌스 개편 등 그룹의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우리금융의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그중에서도 그가 공들이고 있는 사업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한 그룹 경쟁력 강화다. 그는 올 한 해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의 원년으로 선포하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첫째는 자산운용이다. 올해 1월 우리자산운용이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합병하며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신규 법인은 자산운용업계 10위권 종합자산운용사로 거듭났다. 증권업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준비 작업도 마쳤다. 작년 8월 우리종합금융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12월에는 5000억 유상증자로 영업 한도 및 규제비율 안정성을 확보했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시스템도 확충하고 있다.

올해 5월 초에는 우리금융 이사회가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한 후 합병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포스증권의 예탁자산은 6조5000억원, 고객은 약 28만 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추가로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구축해 일반적인 종합 증권사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소개했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로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신생 우리투자증권은 출범과 동시에 자기자본 1조1500억원, 고객예탁금 10조8000억원, 개인 고객 수 48만 명으로 업계 18위 중형 증권사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첫 CEO는 ‘여의도 대우맨’이 맡았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우리자산운용 대표 출신 남기천 대표를 수장으로 양완규 전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금융 부문 대표가 IB총괄 부사장으로, 홍순만 미래에셋증권 법인영업 이사가 인사본부장에, 미래에셋 출신 김진수 상무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는다.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후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하게 되는 셈이다.

또한 우리종합금융 사옥을 네트워크가 풍부한 여의도로 이전한다. 증권사 인수 이후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할 포석이라고 금융권은 해석하고 있다.

한편 임 회장과 우리금융의 연은 그의 2015~2017 금융위원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주도했고 2023년에는 우리금융 회장에 올라 2024년 초 완전민영화 작업을 직접 마무리 했다. 2024년 3월 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잔여지분 1.24%를 전량 자사주로 매입 및 소각해 공적자금 전액 상환과 완전민영화를 통한 자율경영 기반을 확보했다. 아울러 예보 잔여지분에 대한 오버행 이슈를 해결하고 매입 지분의 전량 소각을 통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단, 내부 통제는 그가 다시금 심혈을 기울여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100억대 횡령 사고가 발생하며 임 회장이 주도적으로 강조해온 윤리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우리은행을 비롯한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윤리경영을 수차례 강조해하며 “우리의 발목을 잡았던 금융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CEO들이 솔선수범해서 윤리경영 문화를 완성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