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0대 CEO]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생보산업 포화? 판 확장으로 신성장 시대 만들 것”[2024 100대 CEO]
홍원학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이사 재임 시절 안정적인 사업 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삼성 금융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

첫 인연도 삼성생명과 닿았다. 홍 사장은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전략영업본부장, 일반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삼성생명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을 거치며 리더십과 사업 추진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을 역임한 뒤 2021년 12월 삼성화재 사장에 올랐다.

그가 이끈 삼성화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3573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증가했다. 매출은 6.2% 늘어난 20조8247억원, 순이익은 12% 증가한 1조821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화재의 세전이익은 2조446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생명 측은 CEO 선임 당시 “홍 사장이 생·손보에 걸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채널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견인하는 한편 고객 신뢰 구축과 사회와의 상생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사장의 미션은 영역의 확장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과 연결되는 모든 영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생명보험의 위기라고 말하지만 홍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생보산업이 포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지금까지의 상품, 채널, 서비스 개념과 관점에 머물러 있을 때 보이는 사고의 한계란 입장이다.

그는 “사업의 판을 확장하다 보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과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고 본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와 손보, 금융과 제조, 기술과 서비스까지 서로 다른 전 영역의 연결을 의미한다.

홍 사장은 삼성생명의 미래를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자산운용을 꼽았다. 자산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의 완성을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2020년 국내보험에만 의존하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국내보험 38%, 해외보험 30%, 자산운용 32%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사장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상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과 제반 효율 항목 등이 중요해진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명보험을 넘어 생활금융 전반을 리딩하는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영역에서 태국, 중국을 넘어 적극적으로 신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시니어사업에도 과감하게 매진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도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삼성생명은 2021년 영국 부동산운용사 세빌스(Savills) IM 지분 25%를 취득한데 이어 2022년에는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과 6억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인프라투자 전문 운용사인 메리디암(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