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4 100대 CEO]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 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2024 100대CEO]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현대차 미주 지역 생산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전무)과 차세대ERP(전사자원관리) 혁신센터장 등을 맡아 조직 관리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11월 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오른 후 회사 체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업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업계와 협력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ER(이알)에 지분을 투자해 기술 역량을 확보했고 올해 주주총회에서 폐전지 재활용, 비철금속제품 제조 및 판매 등 신규사업 영위를 위한 ‘사업목적 추가’ 정관변경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체계를 갖췄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설비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에는 에코프로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전후방 사업 및 제조물류 자동화 솔루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국내외 재활용 사업 밸류체인 강화, 재활용 사업 운영 체계 최적화, 재활용 공정 자동화 구축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본업인 해운·물류 사업은 그룹 외 매출을 늘려나가며 그룹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해상운송(PCTC) 사업 부문에서 비계열(현대자동차그룹 외) 매출액은 약 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같은 추정치 약 3700억원에 비하면 21%가량 증가했다.

2020년 1분기 3000억원 미만이었던 비계열 매출은 지난해 분기당 4000억원 안팎까지 늘어났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83척 규모인 선대(보유 선박, 용선 포함)를 2027년 110척까지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운반선뿐만 아니라 가스 해상운송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19년 에너지 기업인 우드사이드와 장기 계약을 맺고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는 초대형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2척을 신규 도입했다.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 분야에서는 2023년 물류 자동화 전문 기업 알티올을 인수하면서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향후 물류센터 자동화 관제시스템(WCS) 표준 모델을 개발하고 주요 산업군에서 레퍼런스 확보도 이뤄나가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