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통증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김현종의 백세 건치]
최근에 치과의사 선배 한 분이 치료를 받으러 왔다. 선배 본인이 치과의사인지라 약도 챙겨 먹고 소독도 하며 견뎌왔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후배 병원인 나에게 찾아온 것이다.

신경치료를 해볼까 했지만 아픈 것은 못 참겠다며 예후가 빠른 임플란트 치료를 원했다. 그런데 조건은 “정말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치괴의사는 이미 치과치료를 하는 사람으로 많은 치료 방법을 알고 있다. 그래서 치과의사로서 치과의사가 환자로 오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결론은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했더니 다행히도 그 선배는 “정말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다.

이렇게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치과치료를 받아야 될 사람들은 치료 과정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치과치료를 꺼린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통증과 비용은 배가 된다. 그래서 결정이 어려운 순간까지 미루고 미루다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치과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게 대부분이다. 이때 치료하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환자의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치료 시 발생하는 통증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첫 번째 방법은 수면마취, 즉 ‘의식하 진정요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의식하 진정요법에는 ‘미다졸람’과 ‘프로포폴’ 약물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미다졸람은 짧은 국소적인 수술에서 많이 사용되며 말을 걸면 대답하는 정도의 수면하에 치료가 진행된다.

수면마취는 수술 시 발생하는 진동과 약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면마취의 경우 별도의 국소마취가 필요하다. 이유는 수면마취를 한다고 하더라도 통증을 느낄 수도 있고 수면에서 깨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소마취를 한다 해도 주삿바늘이 점막을 뚫고 들어갈 때와 약물이 들어가는 압력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주삿바늘이 찌르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 잇몸 점막표면을 표면마취약으로 마취를 하거나 냉각가스를 이용해 바늘이 잇몸에 들어가는 순간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또 마취약물이 서서히 들어가는 전동장치로 약물을 주입하면 마취주사 시 발생하는 통증을 최소로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바늘 없는 주사기의 압력을 이용해 약물을 점막 안으로 밀어 넣는 장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또 골막 안쪽으로 주삿바늘을 주입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깊은 마취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치들도 사용되고 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마취뿐만 아니라 수술 중에도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 임플란트 수술을 예로 들면 잇몸을 열지 않고 수술하는 방법이다.

잇몸을 열지 않고 수술이 가능한 이유는 디지털스캔과 3차원 CT의 개발로 잇몸뼈를 구성해 모의수술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의료진은 모의수술을 통해 가이드를 만들어 절개를 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모든 임플란트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잇몸뼈가 충분치 않으면 잇몸을 절개해야 한다. 물론 이 역시 대안이 있다. 봉합 시 녹는 실을 사용하는 것이다. 녹는 실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수술 부위에서 녹아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고 남아 있더라도 자르지 않아도 당기면 풀어지거나 끊어져 나온다.

이런 과정으로 수술이 잘 끝났다 하더라도 국소마취가 풀리면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이때부터는 환자 스스로 통증을 줄여야 한다. 대부분 치과수술은 입원 없이 당일 끝나기 때문에 의료진은 환자 스스로 진통제를 투여할 수 있는 ‘자가통증조절주사(patient controlled analgesia)’를 환자의 팔에 부착해 준다.

누구에게나 통증은 달갑지 않다. 의료진 역시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방법을 총동원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통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프지 않더라도 평소 올바른 양치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 주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치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