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연합뉴스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연합뉴스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차가 4년간 9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방은 하락세여서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부동산R114가 23일 전국 아파트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호가·시세·지역별 평균 등을 반영해 산정)을 조사한 결과, 지난 14일 기준으로 서울과 지방의 가격 차는 9억4507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가가 12억9967만원이었고, 지방(수도권 제외)은 평균가 3억5460만원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는 3배 가까이 벌어졌다. 2014년 서울의 아파트 평균가는 5억3779만원, 지방은 2억2670만원으로 3억1109만원 차이였다.

하지만 지난 정부 들어 격차가 심해졌다. 2017년 서울-지방 격차는 4억4759만원으로 4억원을 넘었고 2018년 6억2270만원, 2019년 7억983만원, 2020년 8억5184만원으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21년에는 9억8845만원까지 벌어졌다가 2022년 9억5283만원, 2023년 9억3183만원으로 차이가 다소 줄어들었으나, 올해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다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는 2010~2015년 5억원대였으나, 올해 13억원에 육박하면서 2015년 대비 125.5% 올랐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평균가는 43.8%(2억4656만원→3억561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2015년에는 지방 아파트 2채 살 돈으로 서울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었다면 현재는 3채 이상 살 돈이 필요하다.

최근 이런 경향은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지난 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0.15% 오르며 13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0.15%는 2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은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96.4)보다 1.6 포인트 오른 98을 기록했다. 2021년 11월 마지막 주(98) 이후 약 2년 반 만에 가장 높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며,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반면 지방 부동산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 지방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대비 0.05% 떨어졌다. 지방은 올해 25주 동안 단 한 주(5월 20일 기준)만 보합을 기록했을 뿐 계속 하락하며 올해 누적 -1% 하락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0.3% 상승하며 격차를 벌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에서 세종을 제외하면 서울과의 가격 차는 이보다도 더 클 것”이라며 “금융위기급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좁혀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