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들까’ 의료계, 의제 구애 없는 대화 열어둬...일부 병원 휴진에 '촉각'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접기로 한 가운데 의료업계가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의료공백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일부 대형병원들의 휴진 논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의료공백 사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2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등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올특위)의 지난 22일 첫 회의를 열고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정 갈등 이후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철회하면서 이 분위기가 의정 갈등을 해소할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의협도 임현택 회장의 단독 결정이라는 논란이 인 ‘27일 무기한 휴진’을 사실상 접었다.

지난 18일 임 회장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지만, 당시 이러한 발언이 의료계 내에서도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의협은 범의료계 위원회에서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7일, 서울아산병원은 다음 달 4일 각각 휴진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교수들과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 휴진을 논의하는 총회를 연다.

지난 18일 의협이 집단 휴진을 강행했을 때 정부가 집계한 결과 휴진율은 14.9%(의협 추산 약 50%)에 머물렸다. 이는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협이 벌인 집단 휴진의 첫날 휴진율(8월 14일 33%)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결과다.

이에 의협이 오는 27일에 휴진을 강행한다 해도 참여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