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로 돈버는 사람은 누구?" 농가 자유무역 피해보전금 vs소비자 한우 비싸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024년 자유무역협정 피해보전직접지불금 지원 대상 품목으로 한우, 육우, 한우송아지, 녹두 4개 품목을 최종 선정한 가운데 농가는 피해보전 지원을 받는 실정이고 소비자는 가격이 비싸서 한우 구경도 못한다고 볼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반면 한우 음식점 가격은 서민이 엄두도 못낼 지경으로 치솟아 한우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피해보전직접지불제는 자유무역협정 이행으로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해 가격하락이 발생한 품목에 대해 그 피해 일부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직불금은 해당품목 수입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발효일 이전부터 재배 또는 사육한 농업인·농업법인 등에 대해 기준가격 대비 당년 국내가격 하락분의 95% 범위에서 수입기여도 등을 고려해 지급하게 된다.

직불금 대상으로 한우, 육우, 한우 송아지 등 이른바 국내산 소고기가 꼽힌 것은 가격 하락으로 한우 농가가 그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들은 가격하락의 수혜를 보지 못하고 특히 식당에서 판매하는 한우의 경우 가뭄에 콩나듯 구경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이에 한우로 돈버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지도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음식점 정보에 따르면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B 갈비는 암소뼈갈비 100g 당 6만2000원을 받고 있다.

800g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따라 최소 주문량을 기준으로 49만 6000원을 내야 한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평균 가처분 소득은 404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평균 가정이 B 갈비에서 암소뼈갈비 800g을 한끼 먹으려면 한달 가처분 소득의 12.2%를 지출해야 한다.

올해로 개업 50주년을 맞은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위치한 D식당은 한우 생등심 170g을 4만 6000원에 판매 중이다. 100g 당 약 2만 7000원 상당이다.

일반 마트에서 파는 한우 등심이 100g당 1만 3000원 선임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가격이다.

이밖에 질 좋은 고기를 선별해 제공한다는 이른바 한우 오마카세 식당 가격도 일반 소비자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B오마카세는 코스요리에 포함된 한우가 100g에 40000원 정도를 지불해야 맛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직장인 A씨는 "농민은 가격하락으로 피해를 보고 소비자는 한우 외식 한번 어려운 이 상황을 누가 만들었는가?"라며 "여러 단계가 겹친 왜곡된 유통구조가 결국 유통업자와 일부 식당 주인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