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고 사흘간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노조 추산 6540여명이 참가했다. 삼성전자 국내 직원의 5% 수준으로, 전삼노 조합원 3만657명 중 21% 수준이다. 조합원의 90%가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이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그간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여 온 전삼노는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안도 끝내 거부하고 총파업을 선언하고 '생산 차질'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삼노는 총파업 참가 인원 중 반도체(DS) 사업부문 소속 참가자만 5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DS부문 직원들은 반도체 업황 침체로 지난해 성과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삭감되거나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가진 DS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전삼노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전삼노는 "예상했던 총파업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특히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에서만 5000명 이상의 인원이 (총파업 현장에) 왔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DS부문의 직원은 약 7만명이다.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파업을 선언하고 6월 7일 첫 연가 투쟁에 나섰으나 당시는 징검다리 연휴여서 생산차질을 비롯한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의 경우 7월 10일까지 사흘간 진행할 예정이고 노사 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차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만큼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을 기록, 시장 기대치(8조2680억원)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DS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 수준인 6조원대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DS부문의 상반기 목표 달성 장려금(TAI)을 월 기본급의 37.5∼75%로 공지하고 8일 지급했다.

AI 시장 확대로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 여파로 수주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