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숑에 3위로 밀린 바르델라
극우 이미지·대중 신뢰 확보 과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프랑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왼쪽)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 사진=AFP·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왼쪽)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 사진=AFP·로이터·연합뉴스
최근 프랑스 총선 결과는 프랑스 정치 무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7월 8일(현지 시간) 프랑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극우 돌풍을 밀치고 1당에 올랐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과 그 연대 세력은 3위에 그쳤다. 신민중전선과 국민연합의 대표인 장뤼크 멜랑숑과 조르당 바르델라는 이번 총선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이미지 브랜딩을 ABC 차원에서 비교해보고자 한다.

Appearance
정치적 이념이 담긴 정치인 패션 스타일


멜랑숑은 프랑스 급진 좌파의 상징으로 그의 외모와 스타일은 정치적 이념과 깊은 연관이 있다.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회색 머리는 그에게 진정성과 유연한 카리스마를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단순한 셔츠에 짙은 컬러의 재킷 매치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이러한 패션 선택은 노동 계급과의 연대와 엘리트주의를 거부하는 그의 메시지와 연장선상에 있다. 실용적이면서도 접근성을 중시하는 스타일은 그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분석된다.

반면에 바르델라는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항상 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정장 차림은 젊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신뢰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반영한다.

바르델라는 RN 대표로서 보수적이면서도 세련된 패션을 통해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는 그의 진지함과 전문성을 강조하며 RN의 극우 이미지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분석된다.
프랑스 총선에서 강경 우파의 약진을 저지한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왼쪽)와 당 관계자들이 7월 7일(현지 시간) 총선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프랑스 총선에서 강경 우파의 약진을 저지한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왼쪽)와 당 관계자들이 7월 7일(현지 시간) 총선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Behavior
신념·열정 표현한 제스처 파워로 대중 사로잡아


멜랑숑의 태도는 열정과 굳건한 신념으로 특징지어진다. 그는 무대와 공적 자리에서 강한 열정을 발산하며 연설 중 종종 강력한 손 제스처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그의 신체 언어는 개방적이고 청중과의 소통을 중시해 명성을 강화한다. 사회 정의와 경제 개혁에 대한 그의 강한 신념은 그의 모든 제스처와 행동에서 드러난다고 분석된다.

바르델라 또한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와 결단력 있는 태도로 대중을 끌어들인다. 연설에서 손짓과 몸짓을 통해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며 적극적이고 활발한 행동을 통해 자신의 에너지를 보여준다.

전국을 돌며 젊은 유권자들과 만남을 갖는 그의 행동은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의 단단한 악수와 결단력 있는 걸음걸이는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된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과 조르당 바르델라 당대표. 사진=AP·연합뉴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과 조르당 바르델라 당대표. 사진=AP·연합뉴스
Communication
신랄한 풍자와 감정적 호소 vs 소셜미디어 적극 활용


멜랑숑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열정적인 수사와 명확한 논증의 혼합이다. 그의 연설은 감정적 강렬함과 신랄한 풍자로 가득 차 있으며 부드러우면서도 공명하는 목소리로 순간에 따라 감정을 조절한다.

지나친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와 사회주의 원칙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기 위해 신중하게 구성된 그의 연설은 복잡한 정치적 이슈를 접근 가능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감정적 호소와 논리적 주장을 무리 없이 전환하는 그의 능력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반대파에 도전하는 모습을 동시에 연출한다.

반면에 바르델라는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젊은 유권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명확하고 간결한 말씨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견해와 일상을 공유하며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말 속도가 적절하며 명확하고 간결하게 의사를 전달해 대중이 메시지를 혼란스럽지 않게 이해하게 한다. 강한 수사를 사용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모호함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유연성을 보여주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분석된다.

일관된 메시지와 비주얼 아이덴티티 통해 ‘브랜드’로 관리하는 정치인들

정치인의 패션, 태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이미지 브랜딩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정치인의 이미지는 유권자들에게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효과적인 이미지 브랜딩은 정치인의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유권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정치인들은 단순히 정책이나 공약으로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평가받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이미지 브랜딩은 진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관된 메시지와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통해 정치인은 유권자와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적 연결은 유권자들의 지지와 충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정치 브랜드 연구자인 앤드루 휴즈를 비롯한 적지 않은 학자들이 “정치인은 자신을 브랜드로서 관리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이미지 이상의 것이다. 이는 그들의 가치, 비전, 목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한다.

정치인의 이미지 브랜딩은 단순한 외형적 꾸밈이 아니라 정치인의 내면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정치인의 패션과 태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이미지 브랜딩은 정치인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유권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궁극적으로 선거에서의 성공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진정성’임을 절대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장뤼크 멜랑숑과 조르당 바르델라는 각기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는 차별화된 이미지 브랜딩 전략을 통해 자신을 정치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정치인으로 어필하고 있다.

강한 사회주의자 멜랑숑은 반자본주의 성향의 극좌 이미지 극복 과제를 갖고 있고 총선 결선 3위로 밀린 바르델라는 극우 이미지 및 대중의 신뢰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랑숑은 열정적이고 신념을 강하게 표현하는 스타일로 좌파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바르델라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RN의 지지층을 확장하고 있다. 두 정치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프랑스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앞으로 프랑스 정치 향방이 더욱 주목된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