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 투성이’ 반려견 유치원 10곳 중 4곳 “계약 중도해지 불가”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커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견에게 돌봄 서비스와 사회화 교육을 대신 제공하는 반려견 유치원의 10곳 중 4곳은 계약 중도해지가 어려워 소비자 주의보가 발령됐다.

25일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보원)에 따르면 서울시와 함께 서울 시내 반려견 유치원 64곳의 실태를 조사하고 반려견 유치원 이용 경험자 3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반려견 유치원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는 총 95건이다.

이 중 계약 중도해지 시 부당하게 환불을 거부하는 등의 ‘계약해제· 해지’ 관련 내용이 70.6%(67건)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반려견을 키우는 소비자 A씨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반려견 유치원에서 1개월 이용권을 결제했으나 유치원 이용 8일 만에 반려견의 건강 문제로 이용이 어렵게 돼 사업자에게 남은 일자에 대한 환불을 요구했으나 사업자는 1개월 이용권 금액에 이미 할인이 적용돼 있어 환불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는 내용 등의 사례다.

소보원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47.7%(143명)는 반려견 유치원을 정기권으로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용 기간이 1개월 이상인 정기권의 경우 계속거래에 해당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자는 계약 중도 해지 시 남은 이용 횟수에 대한 환급을 부당하게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조사 대상 업체 모두 이용 기간이 1개월 이상인 4회권, 8회권, 10회권 등 다양한 종류의 정기권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7.5%(24개)가 정기권 중도해지 시 환불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여기에 일부 업체는 아예 환불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소비자 분쟁을 유발할 우려가 있었다.

또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라 반려견 유치원 · 반려견 호텔 등의 동물위탁관리업자는 소비자와 거래 체결 시 계약서를 제공해야 하는데 설문조사 응답자의 18.0%(54명)가 반려견 위탁 당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조사 대상 업체의 정기권 요금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8회권 평균 요금은 27만 9500원, 10회권은 29만 400원이었고 같은 이용 횟수의 정기권이어도 업체별로 4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마저 있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