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는 올해 2분기 애플 등 굵직한 종목 중 상당수를 대폭 줄이고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뷰티와 항공기 부품 제조사 헤이코 지분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8월 14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13F 공시(운용 자산 1억 달러 이상인 기관 투자자의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올해 2분기 울타뷰티와 헤이코 주식을 각각 69만 주(2억2700만 달러), 104만 주(2억4700만 달러) 매수했다.
애플 지분은 대폭 쪼그라 들었다. 벅셔해서웨이는 애플 지분을 50% 가까이 축소, 6월 말 4억 주를 보유 중이다. 다만 애플은 여전히 벅셔가 보유한 최대 단일 종목이다.
미국 금융회사인 캐피털원파이낸셜 지분은 980만 주에서 260만 주로 축소했다. 주력 투자처였던 셰브론(미국 대형 석유회사) 지분도 약 400만 주를 줄여 186억 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또 벅셔해서웨이는 미국 미디어 기업인 파라마운트글로벌 지분을 매각했고, 클라우드 업체인 스노플레이크 지분도 전량 처분했다. 스노플레이크는 프랭크 슬루트먼 최고경영자(CEO)의 급작스러운 퇴임과 보안 사고 여파로 인해 올해 들어 32% 하락한 채 주가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들어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을 처분했다. 특히 7월 중순 이후 12거래일 연속 BofA 지분 38억 달러 이상을 매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2분기에 신규 투자보다는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주식은 772억 달러 매도했다. 현금 보유액은 3월 말 1890억 달러에서 6월 말 2769억 달러로 늘렸다.
버핏 회장은 지난 5월 연례 주총에서 “현재 상황에서 현금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전혀 고민스럽지 않다”며 “주식시장의 가능한 대안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구성을 보면 (현금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자산운용은 2분기에 주식 포트폴리오를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에 대한 비중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자산운용은 올해 2분기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약 24% 늘렸다. 이는 약 12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이언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치가 가장 크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2분기에 바이두 지분을 약 88% 늘렸다. 총 650만 달러를 투자한 것. 포트폴리오 비중은 12.36%다. JD닷컴(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의 보유 지분은 약 30% 줄였지만,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여전히 많다.
미국 결제회사 쉬프트 포 페이먼트와 보험회사인 몰리나 헬스케어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비중은 각각 13.97%, 13.89%다.
금 보유 지분은 모두 정리했다. 앞서 사이언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금 실물에 투자하는 폐쇄형펀드(CEF) 스프롯 피지컬 골드 트러스트(PHYS)를 44만 주 이상 신규 매수하며 1분기 최대 베팅을 감행한 바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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