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전세값 동반 상승에...‘갭투자’ 기승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21주째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가율 상승세 역시 1년째 지속하고 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의 비율을 일컫는다. 예를들어 매매가격이 10억원이고 전세보증금이 6억원이라면 전세가율은 60%이다. 4억원이 있으면 아파트 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갭투자’라고 부른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실제 들어가는 내 돈이 줄어들어 갭투자의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19일 KB국민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로, 표본 개편이 있었던 2022년 11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셋값이 급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되었던 지난해 4월 50.8%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전세가율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7월 50.9% 이후로 지난달까지 연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매매가격 상승 폭보다 전세가격 상승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올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0.02%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전셋값은 3.79%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1.75% 상승한 반면, 전셋값은 3.10% 올라 전세가격의 상승폭이 더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약 7500건에 달하며 7월 거래량은 벌써 8000건에 육박했다. 이 같은 거래량 증가는 최근 은행권의 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함께 전셋값 상승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갭투자는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와 저금리 등 갭투자를 유발하는 조건이 맞물릴 때 투기적 가수요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