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응급실 진료 제기능 못해” vs 정부 “일부 병원의 문제”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대변인은 22일 의료 붕괴로 대도시의 권역응급의료센터조차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조속한 의료 정상화를 촉구했다.

최 대변인이 공유한 응급실 현황에 따르면 인제대 상계백병원은 ‘응급실 소아과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6시까지는 진료가 가능하지만, 주말 진료는 불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외과 환자의 경우 ‘야간(오후 5시∼다음 날 오전 8시)에는 반드시 수용 능력을 확인하라’고 적혀 있다.

이에 그는 “대도시의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진료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응급실 진료 차질이 일부 병원의 문제라며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정형외과는 이날 오전 11시 21분 기준 ‘소아 진료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진료와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최 대변인은 “곧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현장에 있는 의사의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의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무너진 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져야 할 사람이 반성 없이 현재의 의료농단 사태의 초점을 흩트리고 국민을 더 이상 호도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졸속 정책 추진을 일삼는 반쪽짜리 정책기구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즉각 중단하고,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정 간 실효성 있는 대화를 시작으로 이 사태의 해결 물꼬를 터줄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경찰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것에 대해서도 최 대변인은 “의료농단 사태에 맞선 관계자에 대한 정부의 강압적인 수사 소송에 대해 법률 대리인 선임 등 관련 비용을 지원해 최선을 다해 회원 권익을 보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발표자로 나서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에 대한 지원 강화 대책과 경증환자를 지역 병·의원으로 분산하는 내용의 응급실 진료 공백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