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비상의료 원활하다는데…전화 10통 안받고 50분 대기"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영상을 공개하며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정 갈등 상황으로 응급의료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와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지금 상황이 한시적이라고 얘기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비상의료가 원활하다고 했는데,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의 이같은 지적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의료현장을 가보면 비상의료 체제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한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소방본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119 소방차가 뇌졸중 환자를 2차 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하려는데 입원 수속이 진행되지 않자 구급대원이 "인근 병원이 다 안 돼서 전화드린 것"이라며 병원 측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제공한 김성현 전공노 소방본부 서울지구 구급국장은 "전화는 10통을 해도 받지 않았고, 의료진에게 계속 통증을 호소하니 50분간 현장에 계셨다"며 "직간접적으로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대증원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태도 전환으로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구급차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하는 문제는 비단 최근에만 발생했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의료대란이 발생하면서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해진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응급의료 전공의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가면 환자를 받아줄 배후 인력도 없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