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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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에 시세 변동만 반영되도록 산정 방식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주택 유형·가격대·지역별로 시세 반영률에 차이가 나는 문제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 계획대로 현실화율(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 로드맵을 폐기하고 공시가격 산정 방식을 바꾸려면 야당의 동의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 한다.

12일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공시가격 산정식을 ’전년도 공시가격 X (1+시장 변동률)‘로 제시했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5억원 아파트의 시장 변동률이 10%이라면 내년 공시가격은 5억5000만원이 되는 식이다. 5억원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년 사이 5000만원 올랐다고 해서 시장 변동률이 바로 10%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자가 실거래가 변동과 함께 감정평가액 변동, 자동산정모형(AVM·Automatic Valuation Model)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 부동산의 시장 변동률을 판단하게 된다.

이에 국토부는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겠다” 며 “조사자가 입력한 시장 변동률의 적정성을 실거래 가격, 감정평가 금액 등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도 공시가격 산정 때 시세를 반영하지만,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 시세 반영률을 매년 단계적으로 올리도록 돼 있다.

아파트의 경우 2030년 시세 반영률 90%가 최종 목표치인데,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부터 현실화율을 로드맵 도입 이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으로 낮춰놓고 공시가격을 산정해왔다.

그대로 두면 국민의 보유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현실화율 로드맵을 폐기해 시세 변동 이외에 공시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를 걷어내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단독주택, 고가와 저가 주택 등 지역별·유형별·가격대별로 벌어진 시세 반영률을 공평하게 맞춰 가기로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장가치를 반영한 정책 가격으로 공시가격을 운영하며 종전 로드맵보다 실거래가 반영 속도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보유세 부담 문제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서울과 수도권 등 실거래가격 및 감정평가 금액이 오르는 지역은 공시가격 인상폭이 조금 높게 나올 가능성도 있고 지역별 공시가격의 양극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