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서는 등 경영권 인수를 진행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 격화 전망에 고려아연 주가가 19.78% 급등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11만원(19.78%) 급등한 66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중 69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날 영풍(29.96%)과 계열사 영풍정밀(29.99%)의 주가도 나란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는 MBK의 공개매수 단가인 주당 66만원보다 6000원 높은 가격이다.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서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전날인 12일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약 7∼14.6%(144만5036주∼302만4881주)를 공개매수하며 공개매수 대금은 약 2조원이다.

현재 MBK와 영풍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은 33.13%로,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47.73%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한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까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 49.58%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날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 기간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매입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고려아연 경영진과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은 증권사 등에 경고성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영풍은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을 상대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지분 공개매수는 영풍이 기업 사냥꾼 MBK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판단돼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이번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최윤범 회장과 친분이 있는 대기업, 자금력이 탄탄한 글로벌 사모펀드 등을 백기사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