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 애플 CEO가 아이폰 16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팀쿡 애플 CEO가 아이폰 16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애플이 최근 공개한 무선 이어폰의 보청기 기능이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시판 허가를 받자 애플의 가장 중요한 신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가장 뜨거운 신제품을 내놨다. 보청기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이어폰을 저렴하고 처방이 필요 없는 보청기로 탈바꿈시켰으며 이는 회사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FDA는 지난 12일 애플 에어팟 프로2 이어폰에서 처방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보청기 소프트웨어를 승인했다. FDA는 2022년 처방전이 필요 없는 보청기 판매를 승인한 적이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어팟 프로2의 보청기 기능은 경증에서 중증도까지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이 있는 이용자를 위해 설계됐다. FDA는 “경도~중등도 난청이 있는 11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전문 보청기를 쓰는 사람과 유사한 효과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소리 증폭 수준과 소음 속 언어 이해도 측정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애플은 세계보건기구를 인용해 전 세계 약 15억 명이 난청을 앓고 있다며 보청기가 내장된 에어팟 프로2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3000만명 이상이 난청을 겪고 있지만 높은 비용, 접근성 부족, 사회적 낙인 등의 이유로 6명 중 1명만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iOS 18을 통해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2'에 보청기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애플
애플은 iOS 18을 통해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2'에 보청기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애플
에어팟 프로2가 보청기 역할을 하게 된다면 가격과 접근성 측면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개인 맞춤형 보청기 가격이 10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팟 프로2의 경우 가격은 249달러지만 보청기와 유사한 성능을 검증했고 이미 이 제품을 갖고 있는 사용자는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면 된다.

에어팟 프로2는 곧 출시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미국에서 보청기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는 애플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 18을 탑재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청력 테스트를 받으면 에어팟을 통해 즉시 제대로 들을 수 있게 알맞은 수준으로 소리를 실시간 증폭하는 개인 맞춤형 조정이 이뤄진다.

애플은 에어팟 프로2의 보청기 기능에 대해 각국 보건 당국의 시판 허가를 받아 올가을 미국과 독일, 일본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