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씨부터 고깃집까지…다양한 K푸드 체험
이태원, 용산 등서 쇼핑도 즐겨

사진=유튜브 갈무리
사진=유튜브 갈무리
14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국의 유명 힙합 가수인 카녜이 웨스트(칸예 웨스트, 개명명 '예')의 청음회(리스닝 파티)는 팬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공연'으로 불리고 있다. 당초 이 행사는 칸예와 관객들이 앨범을 함께 듣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집 [The College Dropout]부터 10집 [DONDA]까지 50여곡 라이브를 포함해 77곡을 공연하는 '깜짝쇼'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칸예는 미국 최고 권위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 21번 상을 받으며 음악 실력을 인정받고,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 인턴과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의 협업으로 패션계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진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동시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성희롱하는 가사가 담긴 곡을 발매하고, 대통령에 출마해 낙선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이면서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이 같은 칸예가 이번에는 갑작스럽게 내한 일정에서 라이브를 하고, 일정을 늘려 한국 곳곳을 체험했다. 심지어 한국을 사랑한다고 외치기까지 했다. 칸예는 내한 공연에서 받은 영감을 새 앨범에 담을 계획이다. 칸예를 사로잡은 한국 콘텐츠는 무엇이었을까.
스타벅스를  찾은 칸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스타벅스를 찾은 칸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K-푸드칸예가 내한 일정에서 빼놓지 않고 즐기는 것은 'K-푸드'다. 그는 2010년 8월 강원도 양양 낙산 해수욕장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 ‘써머 위크 앤 티(Summer Week & T)’ 참석 후 양양의 한식당을 찾았다. 이곳에서 한우와 자연산 송이를 활용해 만든 음식을 먹는 칸예의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때 같이 음식점에 들린 이가 흑인 최초의 루이비통 남성복 크리에이터로 발탁된 미국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이기도 했다.

이번 내한에도 칸예는 한우를 찾았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음식점에서 육사시미, 양념갈비, 안심, 토시살 등 다양한 종류의 한우만 1kg를 먹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80만원이 넘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생과일 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쥬씨'도 칸예 효과를 봤다. 쥬씨의 블루베리주스를 하루 5잔 이상 마신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쥬씨는 디토소비의 타깃이 됐다. 디토 소비는 ‘나도(Ditto)’를 뜻하는 라틴어와 소비의 합성어로, 다른 사람이 구매한 제품을 따라 사는 것을 뜻한다.

칸예는 스타벅스도 들렸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스타벅스에서 목격된 사진이 퍼지면서 해당 매장은 팬들 사이에서는 꼭 방문해야 할 '관광 성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을 찾은 칸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용산 아이파크몰을 찾은 칸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K-콘텐츠칸예가 체험한 콘텐츠도 관심을 받았다. 호텔과 쇼핑몰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0년 내한 당시에는 숙박과 관련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연 이후에도 바로 출국하지 않고 휴가를 즐긴 것이 알려졌다.

칸예는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후 28일 김포공항에서 출국했다. 이 기간 한국에서 묵은 곳은 서울 종로구의 포시즌스 호텔이다. 그가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광화문 도심부터 경복궁까지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고층에 있으며, 가장 고가의 방에 해당한다.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413㎡(약 125평) 규모로, 거실, 주방, 서재, 트레이닝룸과 건식 사우나, 미디어룸 등으로 구성된다. 침대는 킹베드 2개, 더블베드 2개, 유아용 침대 1개 등이 있다. 1박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2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내한기간 칸예는 전 배우자인 헐리우드 유명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과 사이에서 낳은 첫째 딸 노스 웨스트와 이태원과 용산 등의 쇼핑몰에도 방문했다. 특히, 칸예와 노스는 용산구 쇼핑센터인 아이파크몰 6층 키즈존에서 장난감을 구경하는 모습이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출국을 미루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한국의 '문화'다. 관객 문화와 팬들의 친절함, 호텔의 서비스 등 다양한 한국 특유의 문화가 칸예를 체류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