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의 적대적 M&A, 주주 이익 훼손"
'투기자본' MBK가 경영권 취득시 국가기간산업 핵심 역량 해외 유출 우려
"영풍, 독자 생존 능력 없고 고려아연 경쟁력에 의존" 비판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사옥. 사진=고려아연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사옥.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사외이사 전원이 21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반대하며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TD사업부문 사장, 정태웅 제련사업부문 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내현 켐코 대표, 김우주 현대차 본부장 등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이다.

사외이사는 행정전문가와 환경전문가, 대학교수, 법률전문가, 회계 및 재무 전문가로 구성된 7명(성용락, 김도현, 김보영, 이민호, 서대원, 권순범, 황덕남)이다.

사외이사들은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경영진이 사외이사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정도경영을 해왔다고 했다. 최근 ㈜영풍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주주들의 이익 관점에서 사외이사 전원의 합의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시도는 국가기간산업인 비철금속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2차전지 배터리 공급망의 원소재 핵심기업인 고려아연을 노린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해당한다"며,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지지의 근거로 현 경영진이 오랫동안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이끌어 왔으며,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가치에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경영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사외이사들은 "고려아연은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육성하고 있는 미래 전략 산업인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자원순환 등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술 독립, 기업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철금속 및 배터리 소재 등 핵심 원재료 분야에서 우리기업들이 해외 자본과 외국기업들에 종속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적대적 M&A를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영풍에 대해서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사외이사들은 영풍을 향해 "ESG 리스크와 대규모 적자로 독자적인 생존 능력 없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에 의존하는 기업"이라며 "최근 중대재해 사고로 대표이사 2명 전원이 구속되어 사내이사가 전혀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환경오염 사고로 인해 환경부로부터 받은 영업정지처분 취소소송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하는 등 회사 운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이라고 규정하고 국가적인 핵심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사외이사들은 "사모펀드의 속성상 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보다는 핵심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고려아연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은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들은 "주주이익 수호의 관점에서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도록 감시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를 포함해 전체주주의 이익을 위해 성장해야 할 국민기업을 투기자본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