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공개매수 가격 66만→75만원으로 상향
MBK, 영풍서 3000억 차입…고려아연, CP 발행해 4000억 실탄 확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했다.

26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회사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정정)'를 내고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올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2만원에서 2만5000원(25%)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종가는 각각 70만4000원, 2만2750원이었다.

지난 13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 6.68~14.61%와 영풍정밀의 지분을 최대 43.43%를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50만 원대에서 70만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영풍정밀 역시 9000원대에서 2만원을 돌파했다.

MBK파트너스의 이번 공개매수 가격 상향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을 차단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투입 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물량 최대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2조 1332억원에서 2조 4396억원으로 약 3000억원가량 늘게 된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9월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열린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9월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열린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당초 종료일은 6일이지만 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4일 오후 3시30분까지다. 최 회장 측이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단 5거래일뿐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온 고려아연이 자본시장에서 차입 거래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23년 만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회사가 보유한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가공 기술에 관한 국가 핵심 기술 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가 핵심 기술 보유 기업이 되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만 외국 기업에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