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올해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올랐다.

30일 정·재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7일부터 시작하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각 상임위원회가 기업인들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한화 경영 승계 관련 편법·부당 의혹과 한화에너지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10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부회장을 불러 편법 승계 논란에 대한 답변을 듣겠다는 취지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주)한화의 지분을 공개매수했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3세 경영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다. 한화그룹 삼형제가 한화에너지를 통해 그룹 지주사격인 (주)한화 지분을 늘리는 형태로 승계작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로부터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에 대해서도 질의와 대답이 이뤄질 수 있다. RSU는 성과 달성 시 특정 기간이 지난 후 환매 가능한 주식을 부여받는 방식이다.

미국 애플, 구글, 메타,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RSU 제도를 활용 중이다. 국내 대기업 중에선 2020년 한화그룹이 처음 RSU를 도입했으며, 두산 주요 계열사와 포스코퓨처엠 등으로 도입이 확산됐다.

김 부회장은 최근 4년간 (주)한화에서 약 53만2000주를 RSU로 지급받았다. 김 부회장의 RSU 보유 기간은 10년이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이 부여받은 RSU의 가치는 10년 뒤인 2034년 각 회사별 종가를 반영해 확정될 예정이다.

한화그룹이 RSU 제도를 도입한 건 임원들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주가를 장기간 상승시킬 수 있게끔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RSU가 재벌 총수일가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꼼수나 편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화그룹 오너 일가 중에서는 김 회장이 2016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 출석했지만 국감 증인 채택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의 정무위 증인 채택에 대해 "공정위를 통한 그룹 관련 자료 요청에 성실하게 응하면서 최선을 다해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인으로 채택한 점은 유감"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한화그룹은 "그룹의 경영권 승계나 한화에너지의 내부거래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원이나 정부기관의 조사를 통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거나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독립경영을 확고히 하고, 사외이사가 과반수인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거버넌스 투명성을 높이고 있으며, 소액주주 보호 및 정부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