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청신호’ 이영종
‘실적 나쁘지만 이제 시작’, 강병관
‘실적 정체가 발목?’ 이환주
‘1위지만 아쉽다’ 문동권
‘2+1+1’ 될까, 이창권
‘결제망 구축 성과 기대’ 박완식
‘트래블로그 카드 덕 볼까’ 이호성
◆보험사
①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통합 신한라이프의 개국공신이다. 신한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옛 ING생명인 오렌지라이프 인수작업에 지원했다. 이후 오렌지라이프에 합류해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한 뒤 신한생명과 통합된 신한라이프 전략기획그룹장(부사장)에 올랐다. 지주 퇴직연금사업그룹장을 거쳐 2023년 1월 신한라이프 대표로 낙점됐다.
이 대표는 신한금융 계열사 CEO 중에서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출범 4년 차에 불과한 통합 신한라이프를 생명보험사 빅3(삼성·한화·교보생명)를 위협하는 게임체인저로 키우는 등 임기간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회사의 실적이 좋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신한라이프는 생명보험사 전반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와중에도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전략 강화 등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며 홀로 약진했다. 지난해 순이익 4724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순익 5000억원대 달성을 앞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3129억원이다.
조직 안정화 측면으로도 이 대표는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결합이 진행 중인데, 신한은행 출신이면서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지낸 이 대표가 양쪽의 이해도가 높고 균형감을 갖춘 인물로 여겨진다.
②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는 실적 부진으로 연임 여부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 올해 상반기 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47억원 증가했다.
다만 디지털 보험사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신한EZ손보를 포함한 국내 5개 디지털 보험사들(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모두 적자다.
신한EZ손보가 디지털 보험사로서 기틀을 다지고 자리를 잡는 단계인 만큼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또 강 대표는 신한EZ손보가 디지털 보험사로 재출발하는 기반을 닦은 공로가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 2022년 7월 신한EZ손보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회사를 이끌었다. 출범 초기 단기 미니보험 중심의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는 자동차보험, 올해는 실손보험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외부 출신 인사인 만큼 그룹 내 입지를 다질 시간이 부족했다는 시각도 있다. 강 대표는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 출신이다. 조용병 전 회장 시절인 2022년 5월 BNP파리바카디프손보 인수추진단장 겸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서 신한금융에 영입됐다.
③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지난해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합병한 뒤 첫 수장에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낙점됐다. 이 대표는 ‘정통 KB맨’이다. KB국민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을 지냈다. 2022년 KB생명의 지휘봉을 잡고 2년여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을 진두지휘했다.
취임 당시 그는 통합법인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었던 만큼 1년 만에 전산통합을 마무리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전산통합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보험사에서 신상품을 출시하기가 어렵다. 신한라이프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법인 통합 이후 전산통합이 늦어져 상품 출시가 지연된 바 있다.
다만 호실적을 기록하는 KB손해보험과 달리 KB라이프생명의 최근의 실적 정체는 이 대표의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KB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2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보험업의 전문성을 강조해온 만큼 KB손보처럼 보험 업계 베테랑으로 교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드사
①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과 동시에 세대교체 차원에서 발탁된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는 신한카드 최초 내부 출신 CEO다. 신한카드 전신인 LG카드 출신으로 카드업계에서만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뼛속까지 ‘카드맨’이다. 은행 출신을 선장으로 앉히는 일이 비일비재한 신한카드의 관행에 금이 간 것이다.
문 대표는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등 어려운 업황 속에서 카드업계 1위(순이익 기준)를 수성했다는 점에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또 신한카드는 카드업계의 시장지배력 지표인 신용판매 점유율(MS) 순위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임영진 전 대표와 비교하면 성적표가 아쉽다. 2022년 상반기 4127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3169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3793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전임 대표의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2위인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2020년만 해도 신한카드 순이익(5783억원)은 삼성카드(3959억원)와 1824억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 차이는 16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5억원 뒤처지기도 했다. 2020년 22%를 기록했던 시장점유율도 올해 상반기 20.5%로 떨어졌다. 현대카드(19.2%), 삼성카드(18.5%)와 각 1.3%포인트, 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②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2022년 초에 취임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는 2+1년 임기를 채웠다.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에서 양종희 회장으로 바뀐 상황에서도 1년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견조한 실적이 주효했다. 이 대표의 재임 기간 KB국민카드 매출은 2022년 3조6944억원에서 2023년 4조2051억원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각각 3786억원, 351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순익은 253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성장했다.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이다.
‘위시’ 시리즈의 성공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위시카드는 올해 8월 말 기준 100만 장을 돌파했다. 또 쿠팡과 독점제휴를 통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인 ‘쿠팡와우카드’를 출시해 흥행을 이끌었다. 쿠팡와우카드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50만 장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과는 업황 악화 속 ‘쇄신’보다는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힘을 싣는다.
다만 해외 실적 악화는 발목을 잡는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4개 해외법인 중 3곳(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이 26억7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③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의 연임은 불투명하다. 하반기까지 자체 결제망 구축과 실적 개선에서 가시적 성과가 뒷받침돼야 연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는 그동안 BC카드 결제망을 사용하며 가맹점 모집과 운영업무 등을 위임해 운영하다 지난해 7월 독자 결제망을 선보였고, 올해 8월 기준 독자 가맹점은 190만 점을 돌파했다. 우리카드는 연내로 독자 가맹점 210만 점과 독자 카드 400만 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으나 2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51.1% 성장한 550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카드인 ‘트래블로그’ 돌풍으로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2022년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지난해 1월 가입자 수 50만 명에서 올해 8월 600만 명을 돌파했다. 트래블로그의 흥행으로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약 50%를 차지했다.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16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0.6% 성장했다. 이는 금융지주 카드사 중 가장 가파른 순이익 성장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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