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손절?’...국내 ‘간판주’ 비중 대거 축소

국내 10대 그룹 투자 감소
삼성 비중 최다 감소...5.7%p↓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군 내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2020년 말 67.51%에서 지난해 말 64.96%로 2.55%포인트(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합병, 총수 일가 리스크 등 논란이 이어진 곳의 비중이 대체로 감한 가운데 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재벌닷컴이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의 '국내주식투자현황' 최근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그룹 소속 상장사가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38.7%에서 지난해 말 33.05%로 5.65%p나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은 29.52%에서 23.29%로 6.23%p 줄었다.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지분율도 10.69%에서 7.28%로 3.41%p 낮아졌다.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큰 계열사를 포함해 삼성전기,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증권, 호텔신라 등 17개 상장사 중 11곳의 비중과 지분율이 하락했다.

계열사 합병 이슈에 총수 사생활 논란이 있는 SK그룹의 비중은 9.41%에서 8.99%로 0.42%p 감소했다.

SK그룹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주사인 SK의 경우 8.24%에서 7.04%로,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도 3%p 이상 낮아졌다.

롯데그룹의 비중은 1.02%에서 0.98%로, GS그룹은 0.5%에서 0.43%로, 농협그룹은 0.18%에서 0.13%로 하락했다.

반면 주가 상승폭이 컸던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한화, LG, HD현대 등 그룹은 투자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주가 상승과 계열사 신규 상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주가 상승기 이들 그룹 핵심 상장사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결과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3%p 안팎씩 하락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