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중동 수산업과 민간 외교의 중심[김점배 알카우스트레이딩 회장-창조경영 부문]
아프리카·중동 수산업과 민간 외교의 중심[김점배 알카우스트레이딩 회장-창조경영 부문]
김점배 알카우스트레이딩 회장은 2000년 설립된 원양 수산 전문기업 라사교역의 리더이며, 사단법인 아프리카·중동 한인회 총연합회 총회장이다. 김 회장은 원양어업 현장에서 뛰어난 경영 전략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라사교역은 오만과 소말리아 해역에 전진기지를 구축해 연간 2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하며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선단으로 자리 잡았다. 2006년에는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현지에서 약 300명의 직원을 고용하며 양국 간의 경제 협력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라사교역의 성장 배경에는 김 회장의 도전적인 정신이 있었다. 그는 오만의 안정적인 어장에서부터 시작해 소말리아 해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소말리아는 위험 요소가 많았지만 김 회장은 모험적인 도전을 택했다. 이탈리아의 만달리우스 사장과 협력해 소말리아 어장에서 조업을 시작했고, 동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각각 맡아 판로를 개척했다. 이 파트너십은 고기만 잡으면 전량 판매할 수 있는 유럽 판로를 확보하게 했고, 소말리아 어장에서의 어획이 성공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11년 전 세계적인 유류 파동은 라사교역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김 회장은 틈새 시장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했다. 2014년 그는 아프리카 유통업자와의 만남을 통해 회사 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청했다. 이 유통업자는 조건 없이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원)를 빌려주었고, 이를 계기로 라사교역은 아프리카로의 수출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2014년 라사교역은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조업이 유럽 NGO의 반발에 부딪히며 불법 어획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로 인해 라사교역의 연 매출은 2500만 달러에서 1400만 달러로 급락했으며, 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김 회장은 이 상황에서 소말리아에서 조업하던 어선들을 현지에 양도하고, 대신 그 어선들의 대리점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2016년에는 다시 연간 28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회복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러한 위기 관리 능력은 라사교역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김 회장은 경영자로서의 성과 외에도 한국인의 자긍심을 지키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왔다. 오만에 35년간 거주하며 오만 한인회장을 20년간 맡았고, 2021년에는 아프리카·중동 한인회 총연합회를 설립해 총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지역의 한인들의 권익 보호와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지 주민을 위한 ‘개안 수술’과 ‘평화의 샘물’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아프리카와 중동의 한인들에게 마스크와 진단키트를 지원하며 위기 속에서 한인사회의 단합을 도모했다.
아프리카·중동 수산업과 민간 외교의 중심[김점배 알카우스트레이딩 회장-창조경영 부문]
김 회장은 오만과 중동 지역에서 신뢰받는 인물로, 그동안 쌓아온 관계와 민간 외교 역량을 통해 양국 간의 경제 및 문화 교류에 기여해왔다. 그의 공로는 삼호주얼리호 사건 당시에도 빛을 발했다. 이 사건에서 그는 오만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오늘날 라사교역은 오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산업계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김점배 회장은 한국과 오만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개발과 성장에 기여하며, 동시에 한국의 기술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