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인의 반려견 사랑 주목

출산율 급감과 1인 가구 증가를 원인으로 꼽아
“한국서 4가구 중 1가구 반려동물 키워”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에 마련된 반려견 물놀이장.  사진=한국경제신문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에 마련된 반려견 물놀이장. 사진=한국경제신문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한국."


한국에서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에 외신도 주목하고 나섰다. 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NYT는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됐다"고 소개했다.

NYT는 특히 과거 식용견을 기르던 전통으로 국제 사회에서 논쟁을 일으켰던 한국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별난 '반려견 사랑'을 자랑하는 국가로 탈바꿈한 것에 주목했다.

그 배경으로는 저출생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꼽았다.

NYT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이 미혼 또는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짚었다.

코로나19 기간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구가 늘어난 것도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에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이는 2010년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이 17.4%에 그쳤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도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동물병원과 반려동물용품점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됐고, 대신 산부인과 진료소는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반려견을 유모차에 태우고 걷는 일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신생아를 위한 유모차보다 개를 위한 이른바 '개모차' 판매량이 더 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거나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위한 장례 서비스 등 관련된 사업도 늘고 있다.

일부 절에서는 템플 스테이에 반려견을 데려오는 것을 권장하며,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이나 리조트 등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생겼다고 NYT는 전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앱 '반려 생활'(Banlife)를 운영하는 이혜미 대표이사는 NYT에 "2019년에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많은 사람이 휴가 때 반려동물을 데려간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면서 "이제는 산책뿐 아니라 모든 일을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애견유치원을 운영하는 고지안 대표는 NYT에 "이제 사람들은 반려견을 가족 구성원처럼 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