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후 경기 김포시 KB국민은행 통합IT센터에서 열린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방안 발표 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4.8.13 임형택기자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후 경기 김포시 KB국민은행 통합IT센터에서 열린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방안 발표 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4.8.13 임형택기자
금융 회사를 관리 감독하고 금융 정책을 세우는 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 산하 공공기관들이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

횡령이나 성비위 등의 사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들에게 보란 듯이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위원회 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서민금융진흥원·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 등 7개 공공기관 중 5곳에서 횡령이나 성 비위 등의 사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들에게 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은 60명 규모며 급여액수는 5억3600만원에 달한다.

중소기업은행은 정직 처분을 받은 32명에게 3억14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성희롱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에게도 정직 기간에 매월 330만 원의 급여를 줬다. 한국산업은행도 예산을 횡령한 직원이 1400만원을 수령했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부터 관련 규정을 통해 정직 기간에 징계자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강명구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소관 5곳에선 노사 협의를 이유로 이러한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

강 의원은 “징계가 포상휴가도 아닌데 정직 기간에 월급을 보전해주는 것은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할 뿐만 아니라 기관의 투명성도 크게 저하될 것”이라며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징계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