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 행위·시세조종) 등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 행위·시세조종) 등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15일 삼성에 대해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법률과 판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경되는 것처럼 경영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며 "과거 삼성의 그 어떠한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구성원에게 '우리는 삼성인'이라는 자부심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있을지 모를 준법경영 위반의 위험에 대해 준감위가 준엄한 원칙의 잣대를 갖고 감시자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준감위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며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등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현재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빠른 등기임원 복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에서 범용 D램 부진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지연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고 주가까지 5만원대로 주저앉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성과급에 대한 불만 등으로 지난 7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96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안팎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5월 기흥사업장에서 노동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난 데 이어 인도 가전공장에서 한 달째 파업이 이어지는 등 노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1일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삼성 반도체 위기설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