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보유주식 비중 연중 최저
전치 시총의 32.30% 차지

한국 경기 위축 우려에 외국인 이탈 분석
낮은 증시 회복력도 원인으로 꼽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주식 비중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637조487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1973조5130억원)의 32.30%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초 32.7% 수준이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7월 36%대까지 늘었으나 점차 감소해 8월 34%대, 9월 33%대, 10월 말 32%대로 내려앉은 뒤 지속해서 줄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770억원 순매도했다. 일별로 보면 이달 들어 4일과 7일 등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팔자'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수출 중심의 한국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을 폐기할 수 있다는 관측에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의 회복력이 낮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주요 20개국 중 최하위권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2,561.15로, 블랙먼데이 직전인 8월 2일과 비교하면 7.8% 떨어졌다.

세계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지수 수익률과 비교하면 러시아(-19.83%), 튀르키예(-17.15%)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글로벌 증시가 빠질 때는 더 크게, 상승할 때는 '찔끔' 오르는 상황인 셈인데, 상장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낮은 기대감이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