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KT, 현대모비스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새롭게 포함됐다. 밸류업 지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일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열고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특별변경을 심의한 결과 이들 다섯 종목을 새롭게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편입일은 오는 20일이다. 전체 지수 구성 종목은 기존 100개에서 105개로 늘어난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9월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100종목과 ①시장대표성(시총) ②수익성 ③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④시장평가(PBR·주가순자산비율) ⑤자본효율성(ROE·자기자본이익률) 등 5가지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다른 기업 대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놨던 금융회사나 통신 기업이 빠지고 편입 기준(수익성)을 충족하지 못한 SK하이닉스가 시장 영향력을 이유로 특례제도를 통해 지수에 포함되면서 밸류업 정책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달 18일 지수 구성 종목 특별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지난 9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이달 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51개 기업 중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43개사를 대상으로 특별변경 심사를 진행했다.

거래소 측은 “이번 특별변경의 경우 최소 종목만 편입되는 만큼 ROE 외에도 국내 증시 대표성, 밸류업 기업으로서의 상징성, 연계상품 운용 관련 상품성 등에 더 큰 가중치를 둘 필요가 있다는 시장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내년 6월에 편입 지수 종목 수를 다시 100개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지수 편입이 확정된 KB금융의 관계자는 “주주가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주주가치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진정한 밸류업 우등생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향후 그룹의 밸류업 계획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주, 투자자 및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우리나라 금융의 밸류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밸류업 정책 활성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를 비롯해 한국증권금융·한국예탁결제원·한국금융투자협회·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 5곳은 이번주 중 3000억원 규모의 2차 밸류업 펀드를 조성한다. 이달 20일 펀드 조성 약정을 체결하고, 유관기관 약정액 1500억원을 납입해 집행할 계획이다. 이들 5개 기관은 지난달 4일 2000억원 규모의 1차 밸류업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