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문 올해의 CEO
[2024 올해의 CEO] 올해도 금융지주사들은 만만치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직원들의 횡령사건과 금융 상품 관련 사고, 전직들이 저질러 놓은 친인척 관련 비리 등 금융지주사들이 수습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지주 회장과 금융당국 간 껄끄러운 관계까지 더해져 심란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예외다. 실적도 잘 나오고 큰 사고도 안 터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법인이 출범한 지 10년 차, 지배구조가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하나금융의 이 같은 성과는 그룹을 이끄는 함영주 회장의 리더십이 자리한다. 함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서울은행에 텔러(창구 전담 직원)로 입행해 그룹의 수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취임 첫해인 2022년 그룹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고 2024년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누적 순익(3조2254억원)을 냈다.
내실도 튼튼하다. 2024년 3분기 그룹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17%로 전분기 대비 0.37%포인트 상승했다. 보통주자본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가 위험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3분기 말 대손비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0.17%포인트 감소한 0.25%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62%, 총자산이익률(ROA)은 0.71%로 안정적 경영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견고한 수익창출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2024년 연간 총 4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을 진행,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함 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나간다는 청사진을 그린다. 이를 위해 신규·잠재 진출 지역에서 1등 금융기관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등 해외 금융회사에 지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
미국 증권사,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등에도 지분 투자를 하는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2024년 9월 말 기준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26개 지역에 총 221개 글로벌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IR에서 함 회장은 하나금융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의 지속적 증대를 위한 밸류업 계획 및 구체적 이행방안을 직접 설명했고 주주가치를 증대한다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고 자본관리 정책 개선을 통해 보통주자본 비율을 13.0~13.5%로 관리하면서 해당 구간에서는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할 계획이다.
함 회장은 최근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해외 주요 금융당국·중앙은행·투자자와의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뉴욕, 런던, 독일 등 현지법인을 통해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알리기 위해 선제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현지 금융당국·중앙은행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 24시간 상시 대응체제를 운영 중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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